스키장 충돌사고, 3천만 원 손해배상 소송? 당황하지 말고 이렇게 대응하세요 (변호사 총정리)
겨울 스포츠의 꽃, 스키를 즐기다 예기치 못한 충돌 사고로 이어진다면 즐거웠던 기억은 악몽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고 당시에는 원만하게 해결되는 듯 보였으나, 시간이 흘러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장이 날아온다면 그 누구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초보자 슬로프에서 충돌하여 3천만 원이 넘는 소송을 당한 사례를 바탕으로, 스키장 충돌 사고의 과실 비율부터 소송 대응 전략, 변호사 비용 방어까지 법률 전문가의 시선으로 명쾌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지금 소송을 앞두고 있거나 비슷한 상황이 걱정되는 분이라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사건의 개요: 멈췄는데 왜 내 책임일까?
먼저 질문자의 상황을 간략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고 장소: 초보자 슬로프 중앙
사고 경위: 질문자는 다른 사람을 피하기 위해 속도를 줄이다 완전히 멈춘 상태에서 피해자와 충돌했습니다.
사고 후 조치: 피해자가 스키 때문에 일어나지 못해 패트롤을 호출하고, 의무실에 동행하여 경위서 작성 및 연락처를 교환했습니다.
사건의 전개: 3주 후, 피해자는 무릎 수술을 받게 되었다고 통보했습니다. 6개월 뒤에는 장해 진단을 받았고 약 2천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질문자가 재활 치료 후 정확한 금액으로 합의하자고 하자, 1년 뒤 3천만 원+α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질문자께서 가장 궁금해하시는 5가지 핵심 쟁점에 대해 하나씩 상세히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 쟁점 1: 과실 비율, 멈춰있었는데도 제 잘못이 큰가요?
가장 중요한 핵심은 과실 비율입니다. 스키장 사고에서 과실 비율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활강자(뒤에서 내려오는 사람)의 주의 의무'입니다.
일반적으로 스키장에서는 전방을 주시하고 다른 이용자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뒤에서 내려오는 스키어(또는 보더)는 전방에 있는 스키어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까지 예측하고 안전거리를 확보하여 충돌을 피해야 할 더 큰 주의 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를 '고저차 원칙' 또는 '후방 추돌 원칙'과 유사하게 볼 수 있습니다.
🔹 질문자의 경우:
질문자님께서 "완전히 멈춘 상태에서 부딪혔다"라고 주장하시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법적 다툼에서는 '충돌 직전의 상황' 전체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유리한 점: 충돌 직전 속도를 충분히 줄이고 정지했다는 사실은 질문자님의 주의 의무 이행을 입증하는 데 매우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패트롤이 작성한 경위서나 주변 목격자 진술을 통해 입증되어야 합니다.
불리한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문자님은 피해자의 후방에 위치한 활강자였습니다. 재판부에서는 '왜 미리 피하지 못했는가?',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했는가?' 등을 따져볼 것입니다. 즉, 정지했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이 100% 면책되기는 어렵습니다.
피해자의 과실: 피해자 역시 슬로프 중앙에서 갑자기 멈추거나, 주변을 살피지 않고 급격히 진로를 변경하는 등 과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초보자였다면 미숙한 조작으로 사고를 유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질문자님이 후방 활강자라는 점에서 기본적인 과실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충돌 직전 정지했다는 점, 피해자의 과실 여부 등을 종합하면 질문자님의 과실이 50~70%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피해자의 과실이 크다는 점(예: 급정지, 역주행 등)을 입증한다면 과실 비율은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 쟁점 2: 합의를 거부하지 않았는데 왜 소송을 걸었을까요?
"재활 치료가 끝나고 확실한 금액을 알게 되면 연락 달라"고 한 것이 합의 거부가 아닌데 왜 소송까지 왔는지 억울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원고)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석했을 수 있습니다.
시간 끌기로 오해: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치료와 재활이 계속되는데, 피고 측이 시간을 끌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느꼈을 수 있습니다.
법적 압박 수단: 소송은 가장 강력한 권리 구제 수단입니다. 변호사 상담 후, 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고 정식으로 손해배상액을 확정받는 것이 더 확실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이는 합의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습니다.
소멸시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시간이 더 지체되기 전에 법적 권리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질문자님의 의도와 달리 상대방은 소송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감정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법적 절차의 일환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쟁점 3: 3천만 원+@, 도대체 무슨 근거로 청구한 건가요? (손해배상 내역 확인 방법)
소송이 제기되면 원고는 소장(訴狀)을 통해 청구 금액의 근거를 상세히 밝혀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질문자님께서 받으신 소장과 함께 첨부된 증거 서류들을 꼼꼼히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손해배상액은 다음 항목으로 구성됩니다.
적극적 손해 (실제 지출 비용)
치료비: 사고 이후 발생한 진찰, 검사, 수술, 입원, 약제비 등 (건강보험공단 부담금을 제외한 본인 부담금)
개호비: 간병이 필요했을 경우의 간병 비용
보조구 비용: 목발, 휠체어 등 보조 장구 구입 비용
소극적 손해 (사고로 잃게 된 수입)
일실수입: 사고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해 발생한 소득 감소분. 입원 기간 동안의 휴업손해와 장해가 남았을 경우 노동능력상실률에 따른 미래의 소득 감소분을 계산합니다.
정신적 손해 (위자료)
사고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금. 부상 정도, 과실 비율,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하여 법원이 직권으로 산정합니다.
✅ 확인 방법:
소장을 받았다면, 원고가 제출한 진료비 영수증, 진단서, 소득 증빙 자료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료가 부족하거나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법원을 통해 '문서제출명령'이나 '사실조회신청' 제도를 활용하여 해당 병원에 직접 진료기록 전체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과잉 진료 여부나 사고와 관련 없는 치료가 포함되었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쟁점 4: 상대방의 장해 진단, 객관적으로 다시 받을 수 있나요?
네, 당연히 가능하며, 이는 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방어 수단 중 하나입니다.
원고가 일방적으로 제출한 장해 진단서의 내용을 그대로 인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장해진단은 손해배상액 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객관적인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이를 위해 '법원 지정 병원에서의 신체 감정'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신체 감정 절차:
피고(질문자님) 측에서 법원에 '신체감정신청서'를 제출합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의 의견을 들어 공정하다고 판단되는 제3의 병원(주로 대학병원)과 감정의를 지정합니다.
원고는 지정된 날짜에 해당 병원에 가서 신체 감정을 받습니다.
감정의는 원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사고와의 인과관계, 노동능력상실률(장해율), 향후 치료비 등을 평가하여 법원에 '신체감정서'를 제출합니다.
이 신체감정 결과는 재판부가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증거로 사용됩니다. 원고가 제출한 개인 병원의 진단서보다 훨씬 더 높은 신뢰도를 갖습니다. 따라서 이를 통해 부풀려진 장해율을 바로잡고 합리적인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 쟁점 5: 상대방 변호사 비용까지 다 물어줘야 하나요?
소송에서 패소하면 상대방의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줘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부담이 크실 겁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지출한 변호사 비용 전액을 물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법은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에 따라 소송 가액(청구 금액)에 비례하여 패소자가 부담해야 할 변호사 비용의 상한선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송 가액이 3천만 원인 경우, 규칙에 따르면 승소자가 패소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변호사 보수는 150만 원 + (3,000만 원 - 2,000만 원) X 8%
= 230만 원이 됩니다. 즉, 상대방 변호사가 수천만 원의 성공 보수를 받기로 계약했더라도, 질문자님은 최대 230만 원까지만 부담하면 됩니다.
🔹 비용을 줄이는 방법:
더 중요한 것은, 소송 결과에 따라 부담 비율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만약 원고가 3천만 원을 청구했는데 법원이 1,500만 원만 인정했다면(일부 승소), 질문자님은 승소 비율만큼 변호사 비용 부담을 덜게 됩니다. 즉, 위 예시의 230만 원 중 절반인 115만 원만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청구 금액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변호사 비용 부담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사고 직후, 그리고 소송장이 날아왔을 때의 현명한 대처법
[사고 직후 초기 대응]
🚨 즉시 정지 및 안전 확보: 추가 사고를 방지하고 부상자를 살핍니다.
🗣️ 스키 패트롤 호출: 절대 개인 간의 합의로 현장을 떠나지 말고, 반드시 스키장 안전요원(패트롤)을 통해 사고를 접수하고 경위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 증거 확보: 사고 현장 사진, 스키 자국, 파손된 장비 등을 촬영하고, 주변에 목격자가 있다면 연락처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섣부른 100% 과실 인정 금지: 현장에서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와 같이 100% 과실을 인정하는 발언은 추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삼가야 합니다.
🏥 병원 동행 및 연락처 교환: 피해자를 의무실이나 병원까지 동행하고, 정중하게 사과하며 연락처를 교환합니다.
[소송장(소장)을 받았다면]
보험 가입 여부 확인: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특약에 가입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스키장 사고도 보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즉시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하고, 이후 대응은 보험사에 맡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30일 답변서 제출 기한 엄수: 소장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무변론 판결로 패소할 수 있으므로 절대 놓쳐서는 안 됩니다.
변호사 상담: 혼자서 대응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손해배상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여 소장을 검토하고, 답변서 작성 및 신체 감정 신청 등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저는 완전히 멈췄는데, 그래도 과실이 있나요?
A1: 네, 있을 수 있습니다. 후방 활강자로서 전방의 상황을 예견하고 충돌을 회피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멈췄다'는 사실은 과실 비율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과실이 완전히 없어지기는 어렵습니다. 사고 직전까지의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Q2: 처음에는 괜찮다던 사람이 나중에 수술하고 큰 금액을 요구하는데, 가능한가요?
A2: 네, 가능합니다. 사고 직후에는 경황이 없어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부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무릎 십자인대 파열 등은 초기 진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고와 부상, 수술 사이의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입증된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Q3: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이 없으면 어떻게 하죠?
A3: 보험이 없다면 모든 손해배상액과 소송 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하므로 매우 힘든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설명드린 과실 비율 다툼, 신체 감정 등을 통해 손해배상액을 최대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변호사와 상담하여 분할 변제 등 합의 가능성도 타진해볼 수 있습니다.
Q4: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야 하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A4: 가장 먼저 할 일은 소장과 증거자료를 모두 가지고 손해배상 전문 변호사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변호사가 사건을 파악하고 답변서를 작성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므로, 소장을 받자마자 최대한 빨리 상담을 예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키장 사고로 인한 소송은 법률적, 의학적 쟁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개인이 혼자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질문자님의 경우처럼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법적 절차 안에서 충분히 다투고 합리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 글이 막막한 상황에 놓인 분들께 한 줄기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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