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멈춰버린 시계와 관재인의 도장
2026년 2월의 차가운 바람이 법원 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30대 직장인 정민 씨는 손에 땀을 쥔 채 휴대폰 캘린더를 보고 있었다. [D-15. 이행청구 마감] 빨간색으로 표시된 그 날짜가 마치 시한폭탄의 타이머처럼 느껴졌다.
지난 2년은 악몽이었다. 전세 계약 만기 2달 전, 집주인은 파산 신청을 했고 연락이 두절됐다. 정민 씨는 배운 대로 했다. 문자로 해지 통보를 했고, 파산관재인에게 메일도 보냈다. 임차권 등기명령도 신청했다.
"이 정도면 완벽해. HUG가 돈을 줄 거야."
하지만 2월 3일, HUG 센터 창구 직원의 말은 정민 씨의 희망을 산산조각 냈다.
"선생님, 파산관재인에게 보낸 이메일은 수신 확인이 명확하지 않아 법적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임대차계약 종료 확인서'를 받아오셔야 접수가 가능합니다."
"네? 지금 만기가 지났고 사고가 났는데, 서류 하나 때문에 안 된다고요? 청구 기한이 2주밖에 안 남았는데요?"
"죄송합니다. 규정이 그렇습니다. 기한 내에 서류가 안 들어오면 청구권이 소멸됩니다."
정민 씨는 그 길로 파산관재인 사무실로 달려갔다. 관재인은 서류에 도장을 찍어주었지만,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거 법원 허가받아야 효력이 생깁니다. 판사님 결재 나는 데 통상 2주 걸려요."
"2주요? 그럼 마감일 넘기는데요? 제발 빨리 좀 안 될까요?"
"법원 일정이란 게 저희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요..."
정민 씨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2억 원이 넘는 전세금. 그 돈이 공중분해 될 위기였다. 정민 씨는 법원 민원실 창구에 매달려 사정하고 싶었다. '기간 연장'이라는 버튼이 어딘가에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변호사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과연 정민 씨는 2월 20일이라는 데드라인을 뚫고 보증금을 지킬 수 있을까?
💡 '연장'은 불가능, '독촉'만이 살길이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약관상 이행청구 기간(보증사고일로부터 2개월 이내)은 원칙적으로 '연장'이 불가능합니다. 이는 법적인 소송 제기 기간이 아니라, 보험 약관에 따른 청구권 행사 기간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정(법원 허가 지연 등)을 이유로 HUG가 임의로 늘려주지 않습니다.
질문자님의 경우, 계약 만기일이 2025.11.23이므로 보증사고일(만기 후 1개월)은 2025.12.23입니다. 이때부터 2개월인 2026.2.23(월)이 이행청구의 절대적인 마감일이 됩니다. (20일이라고 하셨는데, 정확히는 23일까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약관을 재확인하세요.)
현재 상황에서의 유일한 해결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파산관재인 및 법원 담당 계에 '긴급 요청' (탄원서 제출)
단순히 기다리면 늦습니다. 파산관재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관재인이 법원에 허가 신청서를 넣을 때 "보증보험 청구 기한 임박으로 인한 긴급 결재 요청"이라는 취지를 강력하게 어필해달라고 해야 합니다.
질문자님이 직접 해당 파산 사건이 배당된 법원 파산부 재판부(실무관)에 전화하여, "2월 20일까지 허가서가 없으면 전세금을 다 날린다"고 읍소해야 합니다. 법원도 사정이 급박하면 결재를 당겨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HUG 담당자와의 협의 (가접수 시도)
원칙적으로 서류 미비 시 접수 반려가 맞지만, 마감일이 임박한 경우 '청구서 자체는 기한 내 제출'하고, '보완 서류(법원 허가서)'를 며칠 내로 제출하겠다는 확약서를 쓰는 방식으로 접수가 가능한지 센터장급 책임자에게 문의해야 합니다.
단, 이는 센터 재량이므로 무조건 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록(접수 이력)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 종료일의 재해석 (최후의 수단)
만약 파산관재인과 작성한 '합의서'의 내용이 "기존 계약을 2025.11.23에 종료함을 확인한다"가 아니라, "합의 해지일을 2026.02.04로 한다"는 식의 새로운 합의라면, 보증사고일이 뒤로 밀려 청구 기간이 늘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단, 이미 임차권등기를 12월에 신청했기 때문에 이 논리는 HUG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 왜 기간 연장이 안 되고 서류가 중요한가?
HUG 전세보증보험 이행청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간 문제와 법적 효력에 대한 상세 설명입니다.
1. 보증사고일과 이행청구 기한의 산정
보증사고일: 전세계약 종료일 + 1개월
이행청구 기한: 보증사고일 + 2개월
질문자님의 경우:
종료일(25.11.23) → 사고일(25.12.23) → 청구 마감(26.02.23)
이 기간을 하루라도 넘기면 약관 위반으로 보증금 지급이 거절됩니다. 이는 '제척기간'과 유사하게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2. 이메일 통지의 효력 부인과 파산관재인의 역할
이메일의 한계: HUG는 도달주의 원칙에 따라, 상대방(임대인)이 통지를 받았다는 확실한 증거(내용증명 도달, 문자 답장, 통화 녹취)를 요구합니다. 임대인이 파산한 경우, 수신 권한은 파산관재인에게 넘어갑니다. 관재인이 메일을 읽었다는 '답장'이나 '수신확인 증빙'이 없다면 HUG는 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법원 허가의 필요성: 파산 선고 후 임대차 계약의 해지나 보증금 반환에 관한 합의는 파산관재인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독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관재인과 도장을 찍었어도, 법원 결정문(허가서)이 없으면 종이 조각에 불과합니다.
3. 실무적인 '기간 단축' 팁
파산관재인 사무실에 매일 전화하여 법원 접수 번호를 확인하세요.
해당 사건 번호로 '나의 사건 검색'을 하여 진행 상황을 체크하세요.
법원 파산과에 전화하여 "사건번호 2025하단OOOO, 채권자(임차인)인데 HUG 마감 때문에 급박하다"고 정중히 요청하면, 실무관이 판사님께 메모를 올려 결재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지금은 변호사를 선임하여 기간 연장을 법리적으로 다툴 때가 아니라, 행정적인 절차를 발로 뛰며 단축해야 할 골든타임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HUG에 사정하면 며칠 정도는 봐주지 않을까요?
👉 A.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HUG는 공공기관이자 보험사 성격을 가집니다. 약관에 명시된 청구 기한을 넘기는 순간 면책(지급 거절) 사유가 됩니다. 담당 직원이 개인적으로 안타까워할 수는 있어도, 시스템상 접수를 받아줄 수는 없습니다. 무조건 기한 내에 '접수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Q2. 파산관재인이 갱신 종료 통지를 했다고(25.9.11) 했는데, 이건 효력이 없나요?
👉 A. 파산관재인이 질문자님께 보낸 메일이나 문자가 있다면 그것이 '해지 통지 도달'의 증거가 됩니다. 질문자님이 보낸 것만 있고 답장이 없다면 효력이 없지만, 관재인 측에서 먼저 종료 통지를 해왔다면 그 증빙(메일/문자)을 HUG에 제출하여 '묵시적 갱신이 안 됨'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2월 3일에 HUG 직원이 이를 반려했다면, 해당 증빙이 '명시적인 해지 의사'로 보기에 부족했거나 관재인의 법원 허가 여부를 문제 삼았을 수 있습니다.
Q3. 2월 23일까지 서류가 안 나올 것 같으면 어떻게 하죠?
👉 A. 최악의 경우, 서류가 미비하더라도 내용증명으로 HUG에 '이행청구서'를 발송하여 접수 의사를 명확히 하고, HUG 지사에 방문하여 "접수는 받아주되 보완 명령을 내려달라"고 드러누워야(?) 합니다. 일단 전산에 접수 번호가 따지면, 서류 보완 기간(통상 1~2주)을 부여받을 수 있어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단, 이는 담당자 재량이 크므로 강력하게 어필해야 합니다.)
Q4. 변호사를 선임하면 기간 연장이 되나요?
👉 A. 변호사라고 해서 HUG의 약관을 무시하고 기간을 연장할 권한은 없습니다. 다만, 변호사는 파산관재인과 법원을 압박하여 허가 결정문을 빠르게 받아내는 역할이나, HUG와의 분쟁 시 법리적인 해석(해지 통지의 효력 등)을 다투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변호사 선임보다 법원 담당자에게 직접 호소하는 것이 더 빠를 수 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