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명의로 덜컥 계약한 아파트, 다음날 철회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면? 무권대리와 계약금 반환 해결법

 

홀린 듯 찍은 지장, 그리고 1,000만 원의 족쇄

"지금 딱 한 세대 남았습니다! 이거 오늘 놓치시면 프리미엄 5천만 원 그냥 날리시는 거예요!"

화려한 조명과 북적이는 사람들, 그리고 상담 실장의 다급한 목소리. 30대 후반의 지은(가명) 씨는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있었다. SNS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모델하우스를 방문했을 뿐인데, 어느새 그녀는 VIP 상담석에 앉아 있었다.

"저... 근데 제가 지금 당장 돈이 없는데요." 

"아이, 사모님. 가족분 없으세요? 남편분한테 잠깐 융통해달라고 하세요. 이 좋은 기회를 왜 놓쳐요?"

'남편'이라는 단어에 지은 씨는 멈칫했다. 이혼한 지 1년. 하지만 아이 문제로 가끔 연락은 하고 지내는 사이였다. 상담 실장의 쉴 새 없는 설득과 

"전매하면 무조건 돈 번다"

는 말에 홀린 듯 전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나 급한데 1,000만 원만 보내줘. 나중에 설명할게. 빨리!" 

영문도 모르는 전 남편은 덜컥 입금을 해줬다. 지은 씨는 전 남편의 인감도장도, 신분증도, 위임장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전 남편의 이름 옆에 '지장'을 찍었다. 그렇게 계약서는 완성되었다.

집으로 돌아온 지은 씨. 밤새 심장이 쿵쾅거려 잠을 잘 수 없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해당 아파트는 미분양 무덤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다음 날 아침 7시, 눈을 뜨자마자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계약 안 할래요. 취소해 주세요."

하지만 어제의 친절했던 실장은 온데간데없었다. 

"사모님, 장난하세요? 계약이 애들 장난입니까? 이미 전산 등록 끝났고 해지 절대 안 됩니다. 정 하기 싫으면 잔금 다 치르고 전매하세요."

전 남편은 

"네가 알아서 하라"

며 화를 냈고, 시행사는 

"변호사 선임하든 마음대로 하라"

며 으름장을 놓았다. 지장은 내 손으로 찍었고, 돈은 전 남편이 보냈다. 이 꼬여버린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지은 씨는 1,000만 원이라는 족쇄에 묶여 숨이 막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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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 해결: "무권대리와 방문판매법을 강력하게 주장해야 합니다."

질문자님, 지금 상황은 매우 급박하고 복잡하지만,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는 분명히 있습니다. 시행사 측에서는 "돈이 입금되었으니 계약은 유효하다"라고 주장하겠지만,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가 존재합니다.

[핵심 대응 전략]

  1. 무권대리 주장 (계약의 무효화 시도): 계약 당사자는 '전 남편'입니다. 하지만 계약 현장에 전 남편은 없었고, 위임장이나 인감증명서도 없었습니다. 질문자님이 임의로 대리 서명(날인)을 한 것입니다. 이는 민법상 '무권대리(권한 없는 대리 행위)'에 해당하여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 걸림돌: 전 남편이 돈을 입금한 행위가 '추인(무권대리 행위를 사후에 인정함)'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 돌파구: 전 남편이 "단지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보냈을 뿐, 아파트 계약인 줄 몰랐다(혹은 구체적 내용을 몰랐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해야 합니다. 내용을 모르고 송금한 것은 계약의 추인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를 활용해야 합니다.

  2. 방문판매법상 청약 철회권 활용 (가장 강력한 무기): 모델하우스 방문이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전화나 SNS 권유(텔레마케팅 등)에 의해 유인되어 방문했고 계약했다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 경우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위약금 없이 청약 철회가 가능합니다.

    • 시행사는 이를 피하기 위해 "자발적 방문"이라고 주장하겠지만, 질문자님께서 "전화 및 문자로 여러 번 방문 확인"을 받았다는 점이 유인 판매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3. 내용증명 발송 (즉시 실행): 전화로 사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즉시 우체국에 가서 내용증명을 보내야 합니다.

    • 수신인: 시행사 및 분양대행사 대표

    • 내용: "본 계약은 위임장 없는 무권대리 계약이며, 명의자(전 남편)는 계약 내용을 인지하지 못했다. 또한 유인에 의한 방문 판매이므로 방문판매법에 의거하여 14일 이내 청약 철회를 통보한다."


📝 시행사가 "절대 안 돼"라고 하는 이유와 반박 논리

시행사의 "변호사 쓰라"는 말은 겁주기용 멘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의 논리를 깨부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상세히 설명해 드립니다.

🚫 1. 무권대리와 추인의 싸움

  • 시행사 논리: "명의자(전 남편) 계좌에서 계약금이 들어왔다. 이는 명의자가 계약을 인정한 것(묵시적 추인)이다. 따라서 유효한 계약이다."

  • 반박 논리: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추인은 계약의 내용을 알고 그 효과를 받겠다는 의사표시여야 합니다. 전 남편이 "전처가 급히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보냈을 뿐, 아파트 계약금인 줄 몰랐다"거나 "아파트인 줄은 알았으나 구체적인 동, 호수나 계약 조건은 전혀 듣지 못했다"라고 진술하면 추인이 성립되지 않아 계약은 무효가 됩니다. 시행사가 위임 서류(인감, 위임장)를 챙기지 않고 계약을 진행한 것은 그들의 명백한 과실입니다.

📞 2. 방문판매법의 적용 (철회권)

최근 미분양 아파트 판촉을 위해 전화나 문자로 고객을 모델하우스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법적 근거: 방문판매법 제2조 및 제8조. 사업장(모델하우스) 외의 장소에서 권유하여 사업장으로 유인해 계약을 체결한 경우 방문판매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 효과: 이 법이 적용되면 단순 변심이라도 14일 이내에는 무조건 철회가 가능하며,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됩니다. 질문자님은 SNS를 보고 연락을 취했고, 지속적인 방문 유도 전화를 받았으므로 이를 근거로 철회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 3. 약관규제법 위반 (불공정 계약)

계약 다음 날 아침 7시에 철회 의사를 밝혔음에도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조항일 수 있습니다. 계약금이 전액 입금되지 않은 상태(1차 계약금만 입금)에서 해제를 거부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할 소지가 큽니다.

🔨 4. 현실적인 해결 시나리오

  • 최상의 시나리오: 내용증명을 받고 시행사가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계약금 1,000만 원을 돌려주고 합의 해제.

  • 중간 시나리오: 계약금 1,000만 원은 포기(몰수)하고, 추가적인 위약금 없이 계약을 없던 일로 함. (현재 시행사는 이것조차 안 해주려고 하는 상황이지만, 무권대리 소송 압박 시 이 정도에서 타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최악의 시나리오: 소송 진행. 하지만 소송으로 가면 시행사도 위임장 없는 계약 진행에 대한 행정 처분(영업 정지 등) 리스크가 있어 끝까지 가기는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내용증명은 어떻게 작성하나요? 

🅰️ 특별한 양식은 없습니다. 육하원칙에 따라 사실관계를 적으세요.

  1. 계약 일시 및 장소

  2. 계약 과정의 문제점 (본인 불참, 위임장 없음, 강압적 분위기)

  3. 법적 근거 (무권대리 무효, 방문판매법 철회권)

  4. 요구 사항 (계약 무효 확인 및 기납부금 반환, 기한 내 미이행 시 고소 조치 예고) 이렇게 작성하여 우체국에서 3부를 출력해 발송하세요.

Q2. 전 남편이 도와줘야 하나요? 

🅰️ 반드시 도와줘야 합니다. 전 남편이 "나도 동의한 계약이다"라고 말해버리면 무권대리 주장이 불가능해집니다. 전 남편은 "나는 돈만 보냈지 계약 내용은 몰랐고, 동의한 적 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해야 질문자님이 싸울 수 있습니다. 사실확인서를 써달라고 부탁하세요.

Q3. 계약금 1,000만 원을 포기하면 끝날까요? 

🅰️ 보통 아파트 계약금은 분양가의 10%입니다. 1,000만 원은 가계약금(1차 계약금)일 확률이 높습니다. 원칙적으로 해약금 해제를 하려면 나머지 계약금(분양가 10% 채우는 금액)까지 다 내야 해제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지금 '계약금 포기'가 아니라 '계약 자체의 무효'를 주장해야 하는 것입니다.

Q4. 변호사를 선임해야 할까요? 

🅰️ 1,000만 원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우선은 한국소비자원(국번 없이 1372)에 피해 구제 신청을 하시고, 법무사나 변호사 상담(유료 상담료 10만 원 내외)을 통해 내용증명 작성 도움만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행사는 '소비자원 공문'이나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만 받아도 태도가 달라집니다.

Q5. 시간이 지나면 불리한가요? 

🅰️ 네, 매우 불리합니다. ⏳ 시간이 지날수록 시행사는 중도금 대출 실행 등을 진행하며 계약을 기정사실화할 것입니다. 또한 방문판매법 철회 기한(14일)이 지나면 강력한 무기 하나가 사라집니다. 오늘 당장 내용증명을 보내세요.


[요약 및 행동 지침] 절대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시행사의 "안 된다"는 말은 법이 아닙니다.

  1. 전 남편과 입을 맞추세요: "내용 모르고 송금했다"는 확인서 확보.

  2. 내용증명 발송: 무권대리와 방문판매법 위반을 근거로 계약 무효 및 반환 요구.

  3. 소비자원 신고: 1372에 전화하여 분양 계약 피해 구제 신청.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강력하게 대응하여 소중한 돈과 일상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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