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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막히는 사무실, 그날 제가 목격한 것은 '폭력'이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와 부하 직원 간의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는 종종 봅니다. 업무 스타일이 안 맞아서, 실수가 발생해서, 혹은 마감이 급해서 날카로워질 수 있죠. 하지만 말다툼과 물리적 접촉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저 역시 과거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할 때, 탕비실 너머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야 이 XX야!"
하는 고함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놀라서 달려가 보니 팀장급 상사가 입사 1년 차 대리의 멱살을 잡고 벽으로 밀치고 있었습니다. 피해자인 대리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고, 셔츠 깃은 뜯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죠.
그 순간 사무실의 공기는 얼어붙었습니다. 말려야 한다는 생각보다
"저거 범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스쳤습니다. 하지만 가해자인 상사는 분이 안 풀린 듯 씩씩거렸고, 주변 동료들은 그저 눈치만 보고 있었죠. 나중에 술자리에서 그 상사는
"때린 것도 아니고 그냥 멱살 좀 잡고 훈계한 것 가지고 뭘 그러냐"
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더군요.
과연 그럴까요? 멱살을 잡은 행위는 '훈계'일까요, 아니면 명백한 '범죄'일까요? 제가 그때 법을 좀 더 명확히 알았더라면 피해자에게 더 큰 도움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직장 내 멱살잡이가 어떤 법적 책임을 지는지, 그리고 목격자나 피해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경험과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확실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1. 멱살잡이, 명백한 '폭행죄'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 중 하나가 "주먹으로 때리거나 상처가 나야 폭행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형법은 폭행의 범위를 훨씬 넓게 해석합니다.
👊 형법 제260조 (폭행)
정의: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Physical Force)**을 행사하는 것.
해석: 여기서 말하는 유형력이란 반드시 상처를 입히는 타격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멱살을 잡는 행위, 옷을 잡아당기는 행위, 밀치는 행위, 심지어 얼굴에 물을 뿌리거나 담배 연기를 뿜는 행위도 폭행으로 간주됩니다.
결론: 따라서 상사가 후임의 멱살을 잡은 것은 신체 접촉을 통해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므로, 100% 폭행죄가 성립합니다. 상처가 없어도 처벌받습니다.
🚑 만약 다쳤다면? (상해죄)
만약 멱살을 잡고 흔드는 과정에서 후임의 목에 긁힌 상처가 났거나, 밀쳐서 넘어져 멍이 들었다면 이는 단순 폭행이 아닌 **'상해죄(형법 제257조)'**로 넘어갑니다. 상해죄는 단순 폭행보다 처벌 수위가 훨씬 높으며, 합의해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 2. 공소시효: 언제까지 신고할 수 있나요?
사건 발생 당시에는 경황이 없거나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중에라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네, 가능합니다. 하지만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 폭행죄의 공소시효
단순 폭행죄: 공소시효는 5년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9조)
상해죄: 공소시효는 7년입니다.
즉, 사건 발생일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언제든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여 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CCTV 영상이나 목격자의 기억 등 증거가 사라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고소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 3. 직장 내 괴롭힘과 반의사불벌죄의 함정
이 사건은 형법상의 범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도 해당합니다.
🏢 노동청 신고 (직장 내 괴롭힘)
신체적 위협이나 폭력은 대표적인 직장 내 괴롭힘 유형입니다.
피해자는 회사 인사팀이나 고충처리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으며, 회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을 수 있습니다.
🤝 반의사불벌죄 (폭행죄의 특징)
단순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이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즉, 합의하면) 수사기관이 처벌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가해자(상사)는 이를 노리고 집요하게 합의를 종용하거나 협박할 수 있습니다. 이때 피해자는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결론: 문제 해결 - 목격자와 피해자가 해야 할 일
질문자님처럼 멱살잡이를 목격하셨다면, 혹은 당사자라면 다음의 단계별로 행동하셔야 합니다. 침묵은 또 다른 폭력을 낳습니다.
✅ Step 1. 증거 확보 (골든타임)
CCTV: 사무실 내 CCTV가 있다면 보존 신청을 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녹음: 사건 당시의 상황을 녹음했다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건 직후 가해자가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는 대화(사과 포함)를 녹음해 두세요.
진술서: 목격자(질문자님)의 구체적인 진술은 매우 강력한 증거입니다. "몇 월 며칠, 몇 시경, 어디서, 누가 누구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는 내용을 육하원칙에 따라 기록해 두세요.
✅ Step 2. 병원 방문 (상해 진단)
피해자는 멱살 잡힌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붉은 자국이 있다면 즉시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떼야 합니다. "직장 상사에게 폭행당함"이라고 의사에게 명확히 진술하여 기록에 남기세요. 이는 단순 폭행을 상해죄로 바꾸는 결정적 카드가 됩니다.
✅ Step 3. 고소 및 신고
형사 고소(경찰서)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노동청/회사)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폭행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직장 생활 하려면 참아야지"라고 생각하며 고통받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멱살잡이는 '라떼는 말이야'로 넘어갈 수 있는 훈계가 아닙니다. 5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깁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시길 바랍니다.
❓ Q&A: 직장 폭행, 자주 묻는 질문
Q1. 멱살만 잡고 흔들기만 했지 때리지는 않았는데도 처벌받나요?
🅰️ 네, 처벌받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멱살을 잡는 행위는 사람의 신체에 불법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므로 형법 제260조 폭행죄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법원 판례에서도 멱살을 잡는 행위, 넥타이를 잡아당기는 행위 등을 모두 폭행으로 인정하고 벌금형 등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Q2. 쌍방폭행이 될까 봐 걱정돼서 대응을 못 했어요.
🅰️ 방어 차원에서 뿌리친 것은 정당방위가 될 수 있습니다. 상사가 멱살을 잡았을 때 이를 풀기 위해 손을 잡거나 밀쳐내는 정도는 소극적 저항으로 보아 정당방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같이 멱살을 잡거나 주먹을 휘둘렀다면 쌍방폭행이 될 수 있습니다. 억울하지만, 폭행 상황에서는 맞대응보다는 피하거나 증거를 남기는 것이 법적으로는 유리합니다.
Q3. 회사에서 "조용히 넘어가자"며 신고를 막으면 어떡하죠?
🅰️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피해자에게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회사가 신고를 막거나 은폐하려 한다면, 이는 노동청에 별도로 신고할 수 있는 사안이며 회사에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Q4. 합의금은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폭행의 정도, 피해자의 고통, 가해자의 경제적 능력 등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단순 멱살잡이의 경우 벌금형이 나오면 보통 50만 원~200만 원 선입니다. 민사 합의금은 이 벌금 액수보다 조금 더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해 진단서가 있다면 금액은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Q5. 목격자가 저 혼자인데 증언해도 불이익이 없을까요?
🅰️ 법적으로 보호받지만, 현실적인 용기가 필요합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등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사내 정치 등의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겠죠. 하지만 익명으로 노동청에 제보하는 방법도 있으며, 목격자의 진술이 없다면 피해자는 구제받기 어렵습니다. 동료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사실 그대로만 진술해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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