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에서 마주친 공포의 현장, 그리고 씁쓸한 뒷맛
주말 저녁, 오랜만에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 갔던 날이었습니다. 옆 테이블에는 4~5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와 젊은 부모가 식사 중이었죠. 아이는 지루했는지 숟가락으로 테이블을 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은 난처해하며 몇 번 타이르더니, 급기야 지나가던 건장한 남자 종업원분을 붙잡고 이렇게 부탁하시더군요.
"저기요, 죄송한데 우리 애한테 '이놈!' 하고 한 번만 혼내주시면 안 될까요? 말을 너무 안 들어서요."
종업원분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손님의 부탁이라 어쩔 수 없다는 듯 굵은 목소리로 "밥 안 먹고 떠들면 아저씨가 잡아간다!"라고 소리쳤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고, 공포에 질려 부모의 옷자락을 잡고 떨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부모님은 "거봐, 아저씨가 혼내잖아. 뚝 그쳐!"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순간,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저 부모님은 아이를 통제하기 위해 '공포'를 빌려왔지만,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부모조차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고 무서운 타인에게 넘기는 '지옥'이었을 테니까요. 과연 이 흔한 '이놈 아저씨' 소환술, 법의 잣대로 보면 괜찮은 걸까요?
⚖️ 공포심 조장, 명백한 '정서적 아동학대'의 경계
많은 분이 신체적 폭력만이 아동학대라고 생각하지만, 법은 생각보다 훨씬 엄격하게 아이들의 정서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1. 반복적인 공포심 유발은 범죄입니다
🚫 단순히 "이놈!"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이가 극심한 공포를 느낄 정도로 위협하거나,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 "경찰 아저씨가 감옥에 가둔다"라며 지속적으로 협박하는 행위는 정서적 학대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판례에서도 공포심을 조장하여 아이를 통제하려 한 교사나 부모에게 유죄를 선고한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2. 부탁받은 제3자(이놈 아저씨)도 처벌받나요?
👮♂️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합니다. 만약 부모의 부탁을 받고 낯선 사람이 아이에게 고함을 치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면, 그 행위의 수위에 따라 아동학대 공범 혹은 방조범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시켜서 했다"는 변명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든 타인이든 자신에게 가해지는 위협은 똑같은 폭력이기 때문입니다.
3. 훈육과 학대의 차이
💡 훈육은 아이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쳐 스스로 행동을 조절하게 하는 것입니다. 반면 '이놈 아저씨'는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해시키기보다, 단순히 '무서워서' 행동을 멈추게 만듭니다. 이는 교육이 아니라 '공포에 의한 억압'입니다.
🧠 아이의 뇌에 남는 지울 수 없는 상처
경험상, 이런 방식으로 훈육받은 아이들은 부모를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가장 안전해야 할 부모의 품이, 나를 무서운 사람에게 넘기는 곳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불안장애 유발: 낯선 사람에 대한 극도의 공포(대인기피)나 분리불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눈치 보는 아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판단하기보다, 어른의 기분이나 주변의 위협적인 요소만 살피는 수동적인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거짓말의 시작: 혼나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상황을 회피하는 법을 먼저 배우게 됩니다.
📝 문제 해결 결말: '이놈 아저씨' 대신 '단호한 부모'가 되어주세요
물론 공공장소에서 떼쓰는 아이를 달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육아를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뼈저리게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놈 아저씨'는 부모의 권위를 타인에게 이양하는 가장 나쁜 선택입니다.
✅ 올바른 대처 솔루션
장소 이탈하기: 아이가 통제가 안 될 때는 즉시 그 장소(식당, 카페 등)에서 아이를 데리고 나옵니다. "네가 조용히 할 수 있을 때 다시 들어갈 거야"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기다려주세요.
일관성 있는 태도: 낯선 사람을 빌리지 말고, 부모님이 직접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안 돼"라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아이는 부모의 권위를 통해 안정감을 느낍니다.
사전 교육: 외출하기 전,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예절에 대해 미리 약속하고, 잘 지켰을 때 확실한 칭찬과 보상을 해주세요.
아이에게 필요한 건 도깨비나 이놈 아저씨가 아닙니다. 세상이 무너져도 나를 지켜주면서, 동시에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단단하게 잡아주는 '믿음직한 부모'입니다. 오늘부터는 무서운 아저씨를 소환하는 대신, 아이의 눈을 맞추고 부모님의 목소리로 직접 가르쳐주세요. 그것이 진짜 훈육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가짜 경찰관 앱으로 전화하는 척하는 것도 학대인가요?
A. 최근 유행하는 '도깨비 전화'나 '경찰청 앱' 등을 이용해 아이에게 사이렌 소리나 무서운 목소리를 들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사용하는 것은 훈육의 팁이 될 수 있지만, 아이가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울거나 공포에 떤다면 이는 명백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합니다. 아이의 기질에 따라 트라우마가 될 수 있으니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식당 주인이 아이가 시끄럽다고 직접 와서 혼내는 건요?
A. 식당 주인 입장에서 영업 방해를 막기 위해 주의를 주는 것은 정당한 행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아이에게 욕설을 하거나 위협을 가한다면, 이는 아동복지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은 이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되, 아이가 과도한 공포를 느끼지 않도록 아이를 보호하고 자리를 피해야 합니다.
Q3. 훈육하다가 욱해서 소리를 질렀는데, 이것도 학대인가요?
A. 육아하다 보면 누구나 욱할 수 있습니다. 일회성의 고성이나 실수를 모두 법적 학대로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반복적이고 상습적이며, 아이의 정서 발달을 저해할 정도라면 문제가 됩니다. 욱했다면 아이에게 즉시 "엄마(아빠)가 소리 질러서 미안해, 네가 미워서 그런 게 아니야"라고 사과하고 안아주는 사후 케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