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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과의 재회를 원하거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친구나 상담사에게 받았던 조언 내용을 캡처해서 전 여자친구에게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고민하고 노력했다"는 진심을 보여주려는 의도였겠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
특히 그 대화 내용 속에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나 사적인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면, 상대방은 "이걸 남이랑 공유해?"라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나올 수 있습니다. 과연 당사자에게 직접 보낸 험담이나 상담 내용이 법적으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까요? 오늘은 이별 후 흔히 발생하는 메신저 캡처 전송의 법적 리스크를 분석해 드립니다.
이야기: 진심을 전하려다 스토커로 몰린 민호 씨의 사연
💔 답답한 이별의 순간 30대 직장인 민호 씨는 여자친구 지은 씨와 성격 차이로 헤어졌습니다. 민호 씨는 지은 씨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 연애 전문 유튜버나 친구들에게 구구절절 사연을 보내 상담을 받았습니다. 친구들은 "지은이가 너무 예민했네", "너를 이해 못 해준 거야"라며 민호 씨 편을 들어주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 잘못된 전송, 그리고 역효과 민호 씨는 친구들과 나눈 카톡 내용을 캡처해서 지은 씨에게 보냈습니다. "내 친구들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 우리 관계가 이렇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아줘"라는 메시지와 함께였습니다. 하지만 지은 씨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너 내 얘기를 친구들한테 다 하고 다녔어? 이거 명예훼손이야. 그리고 다시는 연락하지 마." 민호 씨는 당황했습니다. 단지 진심을 호소하고 싶었을 뿐인데, 졸지에 전 여자친구 뒷담화를 하고 다니는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된 것입니다. 민호 씨는 처벌받게 될까요?
1. 명예훼손 성립의 핵심: 공연성(전파 가능성)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전 여자친구 본인에게만 1:1로 캡처를 보낸 행위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반드시 공연성(公然性)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공연성이란? 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내가 한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민호 씨가 친구들에게 지은 씨 이야기를 한 것: 친구들이 말을 퍼뜨릴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민호 씨가 지은 씨에게 캡처를 보낸 것: 피해자 본인(지은 씨)에게 보낸 것은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지은 씨가 스스로 "민호가 내 욕했어"라고 소문내고 다닐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캡처를 전송한 행위 자체만으로는 명예훼손 처벌이 어렵습니다.
2. 진짜 위험한 건 명예훼손이 아니라 '스토킹'과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명예훼손은 피할 수 있어도, 다른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법원은 헤어진 연인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는 행위를 매우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 스토킹 처벌법 위반 만약 지은 씨가 "연락하지 마",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민호 씨가 계속해서 장문의 카톡, 캡처 사진, 음성 메시지 등을 보낸다면 이는 명백한 스토킹 행위입니다. 내용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으로 도달하게 했다면 처벌받습니다.
🔞 성적인 내용이 포함된 경우 만약 상담 내용 중에 성적인 불만이나 은밀한 사생활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이를 전송하여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줬다면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고소당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연성이 필요 없어 1:1 대화라도 처벌됩니다.
3. 제3자(친구)에 대한 모욕죄 가능성
민호 씨가 아니라, 민호 씨와 대화를 나눈 친구(상담자) 입장에서 생각해 볼까요?
🤬 친구의 욕설이 담긴 캡처 캡처 내용 속에 친구가 지은 씨를 향해 "걔 완전 김치녀네", "미친 X 아니야?" 같은 욕설을 했다면, 그리고 민호 씨가 이 내용을 그대로 지은 씨에게 전달했다면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원칙적으로 1:1 대화는 공연성이 없어 모욕죄도 성립이 어렵지만, 민호 씨가 이 내용을 지은 씨에게 '전달'함으로써 친구는 특정인(지은 씨)을 모욕한 셈이 됩니다. 다만, 이 역시 전파 가능성 법리에 따라 처벌이 쉽지는 않으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빌미는 될 수 있습니다.
Q&A: 이별 후 연락, 이것이 궁금하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와 법적 궁금증을 정리해 드립니다.
Q1. 캡처를 저한테만 보낸 게 아니라, 단톡방에 올렸다면요?
📢 이건 100퍼센트 명예훼손입니다. 전 여자친구가 포함된 단체 채팅방이나, 회사 동료들이 있는 방, 혹은 SNS에 그 상담 내용을 올렸다면 공연성이 완벽하게 성립합니다. 사실을 적시했더라도 비방의 목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강력하게 처벌받습니다.
Q2. 상담 내용이 험담은 아니고 "그녀가 너무 소중하다"는 내용이면 괜찮나요?
🛡️ 내용 자체는 죄가 안 되지만, 반복하면 스토킹입니다. 칭찬이나 그리움을 담은 내용이라도 상대방이 거절 의사를 밝혔는데 계속 보내면 스토킹입니다. 법은 내용의 선악보다 '상대방의 거부 의사'와 '반복성'을 중요하게 봅니다.
Q3. 억울해서 그러는데, 제가 쓴 글이 아니라 상담사가 쓴 글을 보여준 건데요?
📝 전달자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남이 쓴 글이라도 그것을 복사해서 유포하거나 전달하는 행위 역시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쓴 게 아니다"라는 변명은 법적으로 통하지 않습니다.
마치며: 진심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이별 후 답답한 마음에 제3자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를 당사자에게 다시 보여주는 것은, 관계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은 "내 사생활을 남들에게 떠벌리고 다녔구나"라는 배신감만 느끼게 됩니다.
법적으로 명예훼손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스토킹 처벌법이라는 더 무서운 덫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이별을 고했다면, 그 의사를 존중하고 더 이상의 연락을 멈추는 것이 나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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