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콩' 박았는데 뒷목 잡고 내린다면? 경미한 접촉사고 법적 대응과 마디모 프로그램의 허와 실

 운전을 하다 보면 예기치 않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앞차를 박거나, 혹은 받히는 일이 발생합니다. 내려서 확인해 보니 범퍼에 기스 하나 없을 정도로 아주 경미한 충돌입니다. 서로 웃으며 "별일 없으시죠?" 하고 헤어지면 좋으련만, 세상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상대방이 갑자기 목을 잡으며 입원을 하겠다거나,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은 티도 안 나는 경미한 접촉사고 발생 시 현명한 대처법과 억울한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법적 대응 수단인 마디모 프로그램, 그리고 바뀐 보험 약관까지 상세하게 파헤쳐 드립니다.


이야기: 범퍼는 멀쩡한데 전치 2주라니요?

🚗 출근길의 악몽 매일 다니던 출근길, 정체 구간에서 잠시 한눈을 판 김 대리는 앞차의 브레이크 등을 늦게 발견했습니다. 급하게 멈췄지만 '콩' 하는 느낌과 함께 앞차와 닿았습니다. 놀라서 내려보니 김 대리의 차 번호판 자국이 앞차 범퍼에 살짝 묻은 정도였습니다. 물티슈로 닦으면 지워질 수준이었죠.

🏥 상대방의 돌변 김 대리는 정중하게 사과하고 "도색비 정도 드리면 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상대 운전자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병원에 가봐야겠다. 대인 접수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며칠 뒤, 상대방은 한방병원에 입원했다며 수백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해왔습니다.

🤯 억울함과 현실 사이 김 대리는 "놀이공원 범퍼카보다 약하게 박았는데 입원이라니 말이 되냐"며 보험사에 항의했지만, 보험사는 "상대방이 아프다니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놓습니다. 정말 김 대리는 꼼짝없이 당해야만 하는 걸까요?



1. 사고 직후, 이것부터 확보하세요

경미한 사고일수록 초기 증거 확보가 승패를 가릅니다. "별거 아니네" 하고 그냥 넘어가면 나중에 덤탱이를 쓸 수 있습니다.

📸 밀착 촬영과 원거리 촬영 차량 파손 부위를 가까이서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도로 상황과 두 차량의 위치가 나오도록 멀리서도 찍어야 합니다. 특히 파손 부위에 자신의 손가락이나 동전 등을 대고 비교 촬영을 해두면, 나중에 상대방이 "이 사고로 문짝까지 다 갈아야 한다"고 우길 때 강력한 반박 자료가 됩니다.

📹 블랙박스 사수 내 차의 블랙박스 영상은 물론, 가능하다면 사고 장면이 찍혔을 주변 차량이나 CCTV 확보를 시도하세요. 충돌 당시 차체의 흔들림 정도가 영상에 남아있다면, "충격이 매우 경미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2. 마디모(MADIMO) 프로그램, 억울함을 풀어줄까?

상대방이 상식 밖의 대인 보상을 요구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국과수의 마디모 프로그램입니다.

🔍 마디모란 무엇인가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운용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입니다. 차량 파손 상태, 블랙박스 영상, 도로 흔적 등을 분석하여 "이 정도 충격으로 탑승자가 상해를 입을 수 있는가?"를 감정합니다.

⚖️ 마디모 신청 절차

  1. 관할 경찰서 교통조사계를 방문합니다.

  2. 사고 접수를 정식으로 하고 마디모 분석을 요청합니다. (진단서 제출 등 상대방의 대인 접수가 선행되어야 함)

  3.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통 2주에서 2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 마디모의 한계 (주의사항) 마디모 결과가 "상해 가능성 낮음"으로 나오더라도, 이것이 곧바로 법적 면죄부가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마디모 결과뿐만 아니라 의사의 진단서를 중요한 증거로 채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식 사고 접수를 해야 하므로 벌점과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따라서 마디모는 상대방에게 "나는 끝까지 다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어 합의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3. 2023년 개정된 자동차 보험 약관 활용하기

과거에는 경미한 사고로도 무기한 치료를 받으며 합의금을 노리는 소위 '나이롱환자'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 4주 초과 치료 시 진단서 필수 경상 환자(상해 급수 12~14급, 염좌 등)가 4주 이상 치료를 받으려면 반드시 의료기관의 진단서를 보험사에 제출해야 합니다. 진단서 없이 무작정 병원에 누워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 치료비 과실 책임주의 이전에는 내 과실이 90%여도 상대방 보험사에서 내 치료비를 전액 다 내줬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경상 환자의 경우 본인 과실분만큼의 치료비는 본인 보험이나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즉, 쌍방 과실 사고에서 무리하게 입원했다가는 내 돈 내고 치료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므로, 이를 근거로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Q&A: 경미한 접촉사고, 답답함을 풀어드립니다

가장 많이 묻는 질문들을 모아 답변해 드립니다.

Q1. 긁힌 자국도 없는데 그냥 가면 뺑소니인가요?

🏃 네, 위험합니다. 아무리 티가 안 나도 충돌 사실을 인지하고도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하면 도주치상(뺑소니)이나 사고후미조치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차에서 내려 상대방과 대화하고, 명함을 주거나 연락처를 교환한 뒤 그 내역(문자, 녹음)을 남겨야 합니다. 상대방이 괜찮다고 해도 "추후 문제 생기면 연락 주세요"라는 증거를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Q2. 현금 합의가 나을까요, 보험 처리가 나을까요?

💰 금액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수리비와 합의금을 합쳐 50만 원 미만이라면 현금으로 깔끔하게 끝내는 것이 낫습니다. 보험 처리를 하면 금액이 적더라도 사고 건수가 잡혀 향후 3년간 보험료 할인이 유예되거나 할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현금 합의 시에는 반드시 "추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간 합의서를 작성하거나 문자로 확답을 받아야 합니다.

Q3. 상대방이 한방병원에 입원했는데 합의금 얼마 줘야 하나요?

🏥 보험사에 맡기는 게 속 편합니다. 개인이 직접 합의하려면 상대방의 요구액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대인 접수를 해주고 보험사 담당자에게 "사고가 매우 경미하니 마디모 신청 등 강경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어필하세요. 그러면 보험사에서도 상대방에게 과도한 합의금을 주지 않고 치료비 위주로 지급하며 종결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마치며: 감정 싸움보다는 이성적인 대응을

내 차는 멀쩡한데 상대방이 드러눕는 상황,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하여 욕설을 하거나 싸우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경미한 사고일수록 블랙박스 영상현장 사진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그리고 바뀐 보험 제도를 잘 활용한다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상대방에게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내용을 기억하시고, 언제나 안전 운전하시길 바랍니다.

댓글